황지현

황지현은 주체적인 여성의 삶에 관심을 갖고, 여성이 겪는 감응(感應)과 충돌의 순간을 시각화합니다. 사회에서 개인에게 부여하고 기대하는 많은 관점이 있지만, 여성으로서 마주하고 겪은 세상과 그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하는 가치관을 관찰합니다. 작업에서 ‘감응’과 ‘충돌’은 개인 정체성의 발현이자 일상 속 존재하는 억압을 인지하고 발언하게 하는 감각 방식인 것입니다. 자칫 스쳐 지나가기 쉬운 감각과 감정을 해부하는 과정으로 자신과 문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들여다보고 추적합니다.
특히 ‘자궁’, ‘식물’이 자주 등장하는데, 작품 속 식물은 여성의 자궁 형상과 닮았습니다. 식물의 재생과 생식은 자궁과 유사성이 있고, 이러한 두 형상을 결합하여 ‘자궁꽃 (Uterus Flower)’이라 명명하였습니다. 또한 사회에서 여성에게 기대하는 모성과 자식의 잉태, 양육에 대한 강조는 여성으로서 태어나는 것과 삶의 매 순간을 선택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개인의 가치관에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작업 속 꽃은 암술과 수술을 제거하고, 존재 자체로 발언하는 모습입니다.
미술사에서 다뤄지는 여성의 모습과 현실 속 여성의 모습들,하나의 틀로 규정될 수 없을 만큼 다층적이며, 복합적이고 내밀한 여성의 모습. 그리고 작가가 인간이자 작가로서 지향하는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시각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