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임

하태임은 한국 1세대 추상회화의 거장 하인두의 딸로 1994년 프랑스 디종 국립 미술학교, 1998년 프랑스 파리 국립 미술학교(파리보자르)를 졸업한 뒤 귀국해 2012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태임은 새로운 감각의 추상화로 주목받아 온 작가이다. 강렬한 색채를 캔버스에 쌓아올려 모던한 구성을 만들어 내며 색상 하나 하나에 인간의 사고와 정서, 느낌과 기분을 감각적으로 구현하며 고유한 의미나 이야기를 담아낸다. 물감의 겹침에서 드러나는 화려하면서도 정제된 색채와 형태가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작품은 수많은 색띠들이 중첩되어 맑고 화사한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마치 음악의 한 소절을 보는 듯한 리듬감 넘치는 조형언어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다. 하태임을 대표하는 작품인 〈Un Passage〉는 작업실 바닥에 캔버스를 눕혀 놓고 묽은 톤의 색을 칠하고 마르기를 기다려 다시 칠하는 작업을 수십 번 반복하여 제작된다. 이 행위의 반복을 통해 컬러밴드가 만드는 틈새, 혹은 간극에서 관람자는 색채와의 호흡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