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혁

박정혁 작가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논리와 고정관념,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모순에 대한 문제 제기를 영상과 설치,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언해 왔습니다. Park’s Park 시리즈로 시작한 회화 작업은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들- 영화, 방송, 잡지, 광고 등을 차용하고 재조합하여, 전혀 다른 내러티브(narrative)를 만든 것입니다.

자본주의적 속성에 관여한 이미지들이 애초에 부여받은 목적성에서 벗어나 다른 문맥에서 소비되며 구축될 수 있도록 이미지의 목적을 전환하서나 전혀 새로운 의미를 부여시키거나 사회적 구조나 구성원들의 관계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찾아내고 고발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목적이었습니다.

결국 작품을 감상할 때 아는 만큼 보인다고들 하지만, 결국 아는 것 때문에, 아는 만큼만 볼 수 밖에 없는 그런 모순에 관람객을 가두기 위한 프로젝트로써 평면 작품은 시작되었습니다.
두번 째 시리즈인 park's memory 시리즈는 표면 처리된 은색 PET 필름 위에 유화로 작업한 작품입니다. 회화는 모든 가능성이 일어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성된 평면 작업이 견고한 오브제처럼 보이는 캔버스 때문에 작품의 완성과 동시에 생명력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고 낭창낭창한 소재를 찾던 중 은색 PET 필름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약국에서 보았던 약을 포장하는 은색 PET 필름은 좋은 것, 소중한 것들을 포장하는 소재인 동시에 주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재이며 가벼운 소재란 것이 선택의 이유였습니다. 세번 째 시리즈인 park's land의 소재는 다양한 변신에 관한 이야기이며, 신화 속 영화 속 아님 내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 등을 화면애 내포시켰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변신은 어떤 존재가 a에서 b로 완전히 변하는 과정이며 ‘~같은’은 은유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유사성을 전제로 하는 변신이란 소재가 현 시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최근의 부케의 열풍이나 메타 공간 속의 아바타 등은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욕망의 표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변신하는 순간의 어떤 시점이나 공간 대상을 표현함으로써 태생적으로 인간에게 내재된 욕망, 욕구들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화면 속에서 고전 속 신화의 이야기, 등장인물 등이 구조적으로 해체되는 모습이나 번져서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이는 붓질, 대상이 겹쳐서 보이는 이미지들이 중첩됩니다. park's park 시리즈의 사실적인 표현과 park's memory 시리즈 필름 표면의 번지는 것 같은 질감이 작품 속에서 동시에 존재합니다.